홈스턱2 한글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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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이렇게나… 웅장한 짐승이라니.

테레지는 한기를 느끼고, 그림자가 그녀 위로 드리운다. 괴물은 물컹하고 육중한 몸뚱이를 일으켜 세운다. “철벅철벅”하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소리가 그 동굴같은 입에서 들려온다. 성대에서 나온 철벅철벅 소리라니.

오 씨발.

재미는 내팽겨친지 오래다. 생존본능만이 살 길이다. 테레지는 달린다.

그녀는 행성의 덤불숲 사이를 헤집고 달리면서, 한번씩 뒤돌아 킁킁거리며 그녀를 쫒아오는 생명체의 조각난 인상들을 보려고 노력한다. 소름끼치게 거대한, 20피트짜리 괴물은 동시에 달리는 것 같기도 하고 활주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지네처럼 움직이며 주변의 나뭇잎들을 부스럭거린다. 빌어먹을 숲 전체가 그녀를 따라오는 것만 같았다. 그녀의 뒷꿈치가 질척거리는 진흙을 파고든다. 온 조경이 그녀를 맞서 싸운다.

 이렇게 해서 전체 그림을 파악하기엔 생명체가 그녀에게 너무 낯설다. 세상을 냄새로 평가하는 것에 단점이 있다면 익숙하지 않은 것들은 식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어깨 너머 냄새를 맡을 때마다 그녀는 흐릿하게나마 짐승을 힐끗 볼 수 있다. 로즈는 선박에서 지낼 때 테레지와 책을 나눠서 봤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한 책은 동물학적으로 기이한 생물들 모음집이었다. 그 책 속 내용은 모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능성조차 없어 보였다. 그런데 이 짐승은 그 책 속 모든 기이한 동물들의 집합체 같다.

뒤를 보고 코를 킁킁대는건 화를 자초하는 짓이 틀림없다. 유난히 사나운 비틀림과 함께 테레지는 발목을 삐고 그녀는 진흙 속으로 자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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