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턱2 한글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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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크: 뭐 그게 무슨 뜻이든, 좋게 들리지는 않네.

더크: 나는 로봇들이 머리가 아플 수 있는지도 몰랐는데.

로즈봇: 나는 좀 더 존재론적인 두통이라고 얘기할텐데, 그건 이제껏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을 지칭하는데 쓸 수 있겠네.

로즈봇: 그리고 존나 가짜같이 들려.

더크: 네가 좀 더 스트레스를 안받게끔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을까?

더크: 내 생각이지만, 우린 전문가들이 ‘제법 탄탄하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까지 계획을 해냈다고 생각해. 

더크: 스버브 기술이 있는지를 스캔했으니까, 이게 맞는 행성인지 알잖아. 이미 계획이 진행되고 있고, 뭐 그런거. 

더크: 이제 확정된 거야. 확정되다 못해 밀봉됐다고.

더크: 잉글리쉬로 차있는 마이크로 반바지보다도 꽉.

로즈봇: 네게 믿기진 않겠지만, 퇴짜맞은 일애니 중독의 미치고 꼴려있는 지껄임은 본질적으로 그 어떤 치료상의 효과도 없어.

로즈봇: 그리고 상식적인 지혜와는 다르게,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도 내 정신상태를 도와주진 못한 것 같네.

로즈봇: 내가 나아지기 위해 네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 안해. 오히려 난 지금 내가 이미 불편했던 것보다도 더 안좋은 기분이야.

로즈봇: 내가 묘사하려는 개념이 관념적으로 너무 실체가 없고, 의미있는 준거틀에 기반한 확정적인 정의를 내리는데 너무 반항적이어서, 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나*조차 존재론적으로 불안하게 만든 느낌이야.

로즈봇: 그리고 그건 존이 우리의 공식적 존재를 자명하게 유효화시키기 전 느끼던 그 정서가 아니야.

로즈봇: 예감은 내가 견딜 수 있어. 나는 예언자잖아. 내가 하는 게 예언이라고.

로즈봇: 그런데 이건 달라.

더크: 그럼, 얘기하는게 도움이 안된다면, 얘기하는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그냥 문제를 기하학적으로 불려버리고 말겠네.

로즈봇: 맞는 말이야.



 그녀가 생각하는 바에도 불구하고, 로즈는 조금씩 걱정이 사라지고 머리가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 걱정이 의미론적으로 의심스럽든, 아니든 간에. 승천한 존재로서의 나에 대한 그녀의 이해는 이 정도의 메타-서술적인 능력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내 말의 치유력에 대한 그녀의 의심은 양해해줄 수 있다. 별로 화나는 일이 아니다[각주:1]. 승천한 마음의 왕자만큼 ‘자기’의 감각이 무한한 사람으로서, 내가 개인적으로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어떠한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달관[각주:2]은 이쯤되면 그냥 내가 하는 것의 전부이다. 내 이름의 유래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그래서 나는 이제 확고히 침착한 표정으로, 이제 새로운 행성의 성층권에 침입하기 시작한 테세우스를 관통하며 점점 난폭해지는 진동들을 견디고 있다. 그 진동은 제일 요지부동의 속조차도 토기의 거품을 일게 할 정도로 제멋대로다. 눈썹을 찡그리지 않고 입은 픽셀 하나까지도 수평을 유지하며, 나는 돌발 조정과 경로 재설정을 견뎌낸다. 그 둘은 연금술적으로 색이 변색된 장식 식물들에 대한 게걸스러운 식욕이 있는 혼돈선 외계인 여성의, 난폭한 은하계 사이로의 분노에 찬 질주의 두 요소이다.

 방의 모든 물건들은 바닥/벽/천장으로 속수무책으로 굴러 떨어지고,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아니면 그건 내 선글라스가 가로막고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가능하기 힘들 정도의 멍청함을 앞에 두고, 나는 여느 때처럼 침착하다. 왜냐면 외적인 세계는 섞이고 들썩거리고 바지에 똥을 지리더라도, 내가 언제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알듯, 나는 많은 버전의 나자신을 가지고 있다. 너무 많았기 때문에 과거에는 그들을 모두 고려하기 버거웠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울했다. 그건 내가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느낌이었다. 내 자의식에 한계가 없다는 느낌. 더 위대한 버전의 나와, 내가 할 수 있었던 다른 끔찍한 일들의 바다에 빠져 죽어가며, 내 잠재성의 일부 표면만으로 존재하게 강제된다는 느낌. 나는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버전의 나자신에 갇혀 살고 있었다. 인간의 도덕성에는 한 치도 관심없는, 압도적인 양의 잠재성 속에서 익사하지 않으려 몸부림치며.  

 하지만 내 몸부림은 몇 년 전에 끝났다. 나는 더이상 수면 위로 머리를 내놓으려 애쓰고 있지 않다. 비유할 머리도 없다. 이제 나는 물 그 자체일 뿐이다. 

 그건 나에게 있어서는 존재하기 편안한 방법이었다. 날 둘러싸고 있는 어두컴컴한 바다를 내다보며 홀로 지샌 밤들을 생각나게 했다. 별다른 주체가 없었기 때문에 날 효율적으로 기른 바다에 대해. 그 밤들에 나는 내가 만약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올라오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도대체 뭐가 달라질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다. 내가 간단히 없어져 버렸다면. 

 하지만 마침내 나는 해냈다. 내 자신의 무한성 속으로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런 나는.. 장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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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본문으로]
  2. *taking things in stride [본문으로]